앞서 B 학생은 미국 대학은 아예 고려하지 않고 영어권 유럽과 호주 대학들을 공략했다. 호주는 과거 영국 식민지였던 관계로 영국식 영어와 학제, 입시 제도 등을 지금까지 계승하고 있다. 그래서 대학 지원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미국과 영국을 묶는 것보다 영국, 아일랜드, 호주, 뉴질랜드 대학들을 후보에 놓고 도전하는 것이 좀 더 수월할 수 있다.

C 학생은 한국의 한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국제 과정을 졸업했고, 미국의 탑 명문 대학 가운데 하나인 에모리 대학(Emory University) 애틀랜타 캠퍼스의 Art and Science 단과대 소속인 영화와 미디어(Film and Media) 전공에 합격했다. 그와 동시에 일본 와세다 대학 국제학부와 정치경제학부 그리고 동경 대학의 국제학부의 Peak Program에 합격했다. 특히 와세다 대학에서는 전액 장학금을 제공받는 조건으로 합격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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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학생은 미국에 지원할 대학 후보들 가운데 최종적으로 에모리 대학을 특정했다. 무엇보다 “Cor Prudentis Possidebit Scientiam: 총명한 마음이 지식을 추구할 것이다”라는 대학의 학훈이 와 닿았고, 대학에 대해 깊이 있는 리서치를 해 보면서 실존적인 연구 분위기와 학풍이 본인과 잘 맞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이에 대해서는 에세이를 쓰면서 에모리 대학에 본인이 얼마나 잘 맞는지를 충분히 어필했다.

C 학생 역시 대학을 지원함에 있어 중심 테마(Core Theme)을 잡고 그를 뒷받침하는 스토리텔링을 액티비티와 에세이 작성을 통해 만들어 나갔다. 중심 테마를 잡되 교과, 비교과 활동 속에서 그 테마와의 일관성과 연관성을 가장 큰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해 나갔다. 중요한 점은 ‘하나의 테마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고, 여러 방면에서 ‘진정한 나’를 보여주되 중심 테마와의 일관성과 연관성을 잃지 않는 것, 이 기조가 가장 기본 바탕이었다.

C 학생이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가장 처음 한 일은 학년별 로드맵을 세우는 것이었다.

▶ 9학년-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탐색하기 ▶ 10학년-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다양한 경험 쌓기 예) 리서치 프로그램 참여하기, 여름 캠프 ▶ 11학년- 특정한 방향성을 정하고 나만의 EC 쌓기 ▶ 12학년- 에세이를 구상하며 부족한 EC 채우기

C 학생은 이 로드맵대로 9학년에 본인이 좋아하는 것들을 탐색하고 그것들을 탐구해 나갔다. 10학년까지 많은 공부를 해 본 뒤에 비로소 특정한 방향성을 잡을 수 있었다. 중심 테마는 ‘미디어의 사회적 영향’으로 구상했다. ‘나는 미디어를 공부해서 어떻게 사회에 기여할 것인가?’가 자신에게 던진 처음 질문이었고 미디어의 영향이 한 사회 집단에 어떠한 정치적, 심리적 결과를 초래하는지, 미디어가 어떻게 사회 소외 계층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그 목소리를 높일 수 있게 만들지 고민하는 것을 세부 주제로 잡았다.

중심 테마의 화두를 발전시키고 채워 나가기 위해서 11학년부터 차근차근 성과들을 맺어 나갔다. 우선 아카데믹한 활동으로는 저널리즘 클럽 회장을 10학년~12학년 3년 동안 맡으면서 학술적인 연구와 토론, 논문 들을 해 나갔다. 대표 논문으로는 12학년에 발표한 <심리적, 정치적 관점을 바탕으로 유튜브와 다양한 뉴스 웹사이트의 알고리즘 시스템에 의해 계발된 에코 챔버의 분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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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챔버란, 본인의 의견을 반영하고 강화시킬 수 있는 정보나 의견만을 접하는 환경을 말한다. 비교과 활동 즉 EC는 10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해 나갔는데, 학교 방송부 회장을 3년간 맡아서 학교 행사들을 주관했고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인터뷰하고 사진을 찍어 교내 잡지에 실었다.

또한 코로나 시기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과 코로나로부터의 정신적 릴렉스와 극복을 위해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챌린지를 구상하고 실행했다. 11학년 때는 유엔 전문가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강의, 포럼 등을 듣고 독일 상임대표를 인터뷰하고 보고서를 작성했다. 3년 동안 양로원 봉사를 했고, 옥스퍼드 청소년 작문 대회, 에세이 대회, 스피치 대회 등에서 수상했고, MUN(Model 최고 대표자로 선정되었다.

C 학생이 공을 들인 부분은 에세이였다. 보통 12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고 조기 전형 원서를 지원할 때쯤 부랴부랴 에세이 주제를 정하고 쓰는 학생들이 태반인데, C 학생은 본인이 주제로 잡은 ‘미디어의 사회적 영향’ 테마를 여러 교내외 활동과 봉사, 대회 수상 등을 통해 실현화시켜 가면서 동시에 그것을 에세이에 어떻게 잘 녹여낼지 미리미리 구상했다.

개인적으로 성장의 시기가 됐던 터닝 포인트, 자신과 타인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하게 된 계기와 사건, 성취와 깨달음 등을 자신의 성격과 개성이 드러나게 진솔하게 기록했다. 에세이의 가장 전형적인 내용인 ‘역경을 극복’하는 등의 주제는 피했고 추상적인 관념 대신 명시적인 내용들을 담아 냈다. 에세이를 어렵거나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단계별로 성취한 모든 액티비티들의 근본과 의도와 진행 내용들을 스토리텔링하는 마음으로 써 나간 것이 입시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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