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현지 학생이든지 제 3국가의 다양한 형태의 학교를 다니는 국외 학생이든지, 미국 입시를 준비한다면 한국의 특례 입시도 고려해 보는 것이 하나의 대안일 수 있다. 또 이들과 더불어 한국 내에서 미국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이라면 영미권 다른 국가들의 대학들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물론 한국 대학을 염두에 둔다면 이중 언어 구사가 거의 완벽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고, 영미권 다른 국가들 경우라면 미국의 학제에서 보편적으로 다루지 않는 교과 과정이라든지 표준 테스트 등을 따로 준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무엇보다 나라마다 대학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이나 중점을 두고 평가하는 요소들이 다르기 때문에, 단지 영어를 사용하는 영미권 국가라고 해서 입시 내용과 절차가 같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미국 입시를 준비하며 확장해서 목표를 세우고 조금 부지런하게 자료를 모으고 준비한다면 일석이조의 결과를 낳을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아예 특정 영미권 국가의 명문대만을 목표로 삼아 집중적으로 그에 걸맞은 지원 내용을 쌓아 가는 것도 의외의 성과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B 학생은 한국의 한 국제학교를 졸업했고, 일반 전형으로 세계적인 명문이자 영국의 탑 대학인 캠브리지 대학(University of Cambridge)의 BA(Cantab), 전공은 자연과학(Natural Science)에 합격했다. 이제 여기 B 학생만의 내신 관리와 공부법, 스토리 디자인 노하우를 통해 특별한 영국 대학 합격 노하우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B 학생의 캠브리지 대학의 합격 비법을 살펴보기 전, 영국 대학을 지원함에 있어 미국 대학 입시와는 크게 다른 차별점을 인지해야 한다. 제일 중요한 점은, 미국 대학들은 학력과 학과 외 활동을 통해 전반적이고 전인적인 평가(Holistic Review)를 하는 반면 영국 대학들은 학교 성적, 입학 시험 그리고 인터뷰를 통한 학력 평가(Merit Base)를 중점으로 평가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소위 ‘옥스브리지(Oxbridge)’라고 통칭되는 옥스퍼드와 캠브리지 대학의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AP 과목들은 난이도 높은 것들 중심으로 많을수록 유리하고, AP 공인 점수는 각 과목 모두 5점을 맞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11월에 치러지는 대학교 자체 시험 성적 역시 중요하다. 하지만 이 시험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Admissions Test라고 불리는 면접이다. 이 면접은 과목마다 세부 명칭이 따로 있는데, 예를 들어 캠브리지 대학의 자연과학부는 NSAA, 수학은 STEP 등이다. 만약 물리학과에 지원했다면 Physics Aptitude Test를 보아야 하는데, 만약 고등학교에서 A Level 과정을 수강하고 있다면 A Level Physics와 Math 과정에서 70점 이상을 맞은 학생들에게만 인터뷰 자격이 주어진다.
IB나 AP 과정을 채택하고 있는 학교에 다니고 있다면, 지원하는 대학이 이 교육 과정의 과목들에 부여한 커트 라인 점수를 넘어야 면접을 볼 수 있다.
캠브리지와 옥스퍼드는 이 인터뷰가 모든 전공에 있어서 필수이고 임페리얼 칼리지는 특정 과들만 보도록 되어 있다. 입학 사정관과 함께 진행되면서 대학과 전공에 대한 지원 동기를 묻는 일반 인터뷰 경우 생략되기도 하지만, 교수와 진행되는 아카데믹 인터뷰는 필수적이다. 여기서 교수는 학업에 대한 깊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데 점점 그 강도가 높아져 궁극에는 대학 전공 수준의 내용으로까지 나아간다. 인터뷰어는 답이 아닌 얼마나 논리적이고 비판적 사고를 하는지 그 사고 방식에 초점을 두고 평가한다.
지원하는 대학에 자신이 얼마나 잘 맞는지(Good Match/Fit)에 대해서 어필하는 주제로 쓰는, 4,000자 분량의 자기소개서도 옥스브리지 입시에서 중요도가 매우 높다. 캠브리지와 옥스퍼드 대학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자신이 그 대학과 그 전공을 왜 선택하고 공부하고 싶은지 서술하며 자신의 열정을 잘 드러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전공하려는 과목들과 관련한 그간 활동들을 구체적으로 진술하면서 자신의 기술적인 능력을 어필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외에 아카데믹한 리서치 활동이나 지원하는 전공과 연관된 수상 실적이 있다면 도움이 되지만, 미국 탑 대학들에서 원하는 소위 EC라 불리는 음악, 미술 등 예술 활동과 스포츠 및 봉사 활동 등은 그렇게 중요한 평가 요소는 아니다. 이렇게 영국 입시에서의 관건은, 정량적 평가인 성적들과 인터뷰, 자기소개서 그리고 교사 추천서라고 볼 수 있다.
B 학생은 영국식 학제를 채택한 학교에 다녔기 때문에 IB 과정을 이수했다. IB는 International Baccalaureate의 약자로서 유럽식 커리큘럼인데, 일반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을 넘어선 대학 수준의 교육 과정이라는 점에서 AP 과정들과 비견될 만하다. 하지만 대학 입학 후 전문성을 탐구하고 그 능력을 발휘할 역량을 성장시켜 주는 것을 목표로 삼기 때문에 AP에 비해서 철학적이고 아카데믹한 개념을 바탕으로 연구, 논의, 에세이, 발표 등 다양하고 깊이 있는 활동들을 요구하고 평가한다. 그래서 학생들의 할 일은 그만큼 훨씬 많은 영역들을 포함한다고 볼수 있다.
IB에서 고등학교 커리큘럼은 DP(Diploma Programme)이라고 불리는데, 이 DP 커리큘럼의 여섯 가지 교과 그룹 가운데 한 과목씩을 각각 선택해서 총 여섯 과목을 2년간 이수해야 한다. 이 여섯 과목은 총 7점 만점이고, 이 과목들 외에 지식론(TOK), 과제 @ 논문(EE) 그리고 창조성과 봉사 등을 평가(CAS)해서 총 3점을 가산하여 전체 45점이 만점이다. 여기서 24점 이상을 받아야 IBDP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제공되는 정규 과정은 SL(Standard Level)과 HL(Higher Level)로 나뉘는데, SL은 150시간 이상, HL은 240시간 이상을 이수해야 한다.
HL은 SL보다 난이도가 높으며 좀 더 깊이 있고 응용적인 내용들을 포함한다. 학생들은 이 두 과정 가운데 하나를 택해서 교육받고 시험을 치르게 되는데, 희망하는 전공 분야의 과목은 HL을 선택해 그 관심도를 보여 주면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어필하는 것이 좋다.
B 학생은 자연과학 전공을 희망했기 때문에 수학, 화학, 생물학은 HL 과정을, 영어, 한국어, 사회 과목은 SL 과정을 선택했다. 각 과목 모두 7점을 받아서 합 42점, 거기에 TOK, EE, CAS는 각 A를 받아 각 1점씩 주요 교과목 42점에 총 3점이 더해져 총합 45점 만점에 45점을 받았다.
많은 학과목들의 클럽을 만들고 회장(Founder and Chair)을 역임했으며, Baseball Squad에서는 주장으로 활약했다. 이러한 완벽한 학교 성적과 교과와 연계된 클럽 활동 그리고 스포츠 활동을 바탕으로 B 학생은 캠브리지 대학 외에 복수의 의과 대학들에도 합격했다.
그러면 B 학생만의 특별한 내신 관리와 공부법은 무엇이었을까? 우선 공부의 가장 기본 과정에 충실했다. 예습을 한 뒤 학습(개념 정리), 학습 뒤에 복습, 이 공부의 3요소 과정을 충실히 지킨 것이 핵심이다. 이는 메타인지 학습법과도 닿아 있는데, 자신이 모르는 것을 인지하고 스스로 학습 상태를 점검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는, 소위 자기 주도 학습 능력과도 맥락이 상통한다. 아이가 공부하면서 학습 효과가 가장 높은 때는, 친구가 질문을 해서 친구에게 그 답을 이해시키기 위해 설명할 때라고 한다. 이렇게 메타인지 능력은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확실히 인지하고, 모르는 것을 피드백 학습을 통해 재인지하며, 아는 것은 말로 설명할 수 있을 때까지 각인 효과와 재구조화를 시키는 것이다. 즉, 예습을 하며 모르는 것을 인지하고 학습 뒤 복습을 통해 이 메타인지를 극대화시켜 나간 것이다.